더불어 함께하는 고대교우회

Home > 교우회보 > 칼럼

칼럼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겠다
최남숙(신방88) 편집위원 EBS수능교육부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30대 혹은 40대 혹은 50 대… 혹은 80대에 들어서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50대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고 조직에 몸담은 연수로 치자면 20년을 훌쩍 넘겼다. 만 시간 법칙이 라고 했던가. 한 분야에 전문가로 통하려면 만 시간을 투자하면 된다고 하던데 그렇게 치자면 난 ‘조직에서 살아남기’ 노하우에 달인의 경지여야할 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서툴다.오해를 할까봐 미리 밝히면, 나는 그동안 회사 일이 재미있었다. 보람도 느꼈고 나름 성과도 냈다. 이런 내가 한 해를 마감하면서 압박감에 시달 리고 있다. 새.로.운.시.작.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 내 회사 생활은 축구 경기로 치면 후반 20분쯤 된다. 이때쯤 축구 감독은 선수 교체를 통해 경기 속도나 흐름을 바꾼다. 내 회사 생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직에서 떨려나는 기분이 아닌 설레는 기분으로 회사 문을 나서려면 난 무엇을 준비하여야 할까.100세 인생이 저주가 아닌 선물이 되려면 난도대체 무엇을 준비하여야 하는 것인지. 오늘은 플랜A를 생각했다가 내일은 플랜B를 생각하고 도무지 정할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플랜A든 플랜B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느꼈다.이런 나날들을 보내던 중 지난 11월 15일간 핀란드에서 지낼 기회가 있었다. 발길 끊긴 듯한 눈쌓인 숲 속에 새 조차 날지 않고 물결마저 일지 않는 겨울 호수. 모두가 정지된 듯한 자연 속에 오직내 숨소리만이 내가 살아있음을 알게 하는 북국의 대자연에 파묻혀 있었다.귀국해 여행 여운이 남아 있던 차에 핀란드하면 추천하는 <카모메 식당>이라는 오래된 일본 영화를 보았다. 핀란드에서 주먹밥 파는 일본 여 성들 이야기다. 손님을 기다리지만 한달째 파리... [2017-12-15](Hit:3)

고산자로 북쪽끝 고려대박물관에서 김정호의 서울지도를 보다
고대박물관 소장 수선전도 목판, 가로 67.5㎝, 세로 82.5㎝(왼쪽). 수선전도 인쇄본(오른쪽, 서울역사박물관 소장)은 고대박물관 목판 수선전도와 거의 유사한 형태의 목판본 지도로 1864년에 다시 판각하여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려대학교 박물관 전시실에 들어서면 시커먼 나무판 한 점이 제일 먼저 우리를 맞이한다. 언뜻보면 볼품없는 판자처럼 보이지만 이는 보물 제853호로 지정된 수선 전도(首善全圖) 목판이다.‘수선(首善)’이란 말은 중국 역사서 한서(漢書) 유림전(儒林傳)에 “고교화지행 야(故敎化之行也) 건수선자경사시(建首 善自京師始) 요내급외(繇內及外)” 즉 “옛날 교화를 행할 때에는 모범을 세우되 경사로부터 시작했으니 안에서 밖으로 미친 것이다”라고 한데서 온 말이다. 여기서 ‘경사’는 많은 사람들이 사는 곳 또는 왕이 사는 곳으로 나라의 도읍을 의미한다. 이때부터 나라의 도읍을 수선지지(首善之 地)라 표현했다. 따라서 수선은 본보기가 되는 가장 좋은 땅이란 뜻으로 조선에서도 서울을 일컫는 말로 썼다.1392년 조선왕조를 건국한 태조 이성 계는 1394년 개경에서 한양(漢陽)으로 수도를 옮기고 그다음 해인 1395년 한양을 한성(漢城)으로 개칭하였다. 1910년 일제 강점기 경성(京城)으로 이름이 바뀔 때까지 조선시대 수도의 공식 명칭으로 한성이 쓰였다. 조선시대 서울지도의 명칭은 수선전도을 비롯하여 한양도·한성도·경 조도·경성도·도성도 등 약 20종의 별칭을 가지고 있다.김정호가 그린 서울지도 목판 정밀한 아름다움 고스란히 살아있어수선전도 목판은 고산자 김정호가 1824년에서 1834년 사이에 제작한 서울지도를 찍던 목판이다. 현재 서울역사박물관, 미국 버클리대학 동아시아도서관 등 국내 외에 인쇄된 수선전도가 널리 소장되어 있는데 대부분이 우리 박물관 소장 수선 전 도 목 판... [2017-12-15](Hit:4)

덤벼라 소고기! 포쿡이 있다
“ 광 화 문 에 가 면 뭘먹지?” 세상의 모든 맛집이 다 모인 것 같지만, 딱히 한 끼의 만족한 식당을 찾기가 어려운 시내 한복 판. 이곳에서 맛과 분위기와 또 포만감까지 완벽하게 채워줄 맛집을 찾아냈다. 더욱이 고대 교우가 운영한다니 이 아니 반가울까. 그 세렌디피티는 디 타워 3층에 자리한 ‘포 쿡’. 알고 보니 광화문 점 한 곳만이 아니라 상암, 왕십리, 건대 등등 능력이 되어야 살아남는 맛 거리에 직영점들이 이미 제대로 자리를 잡고 있는 내공있는 식당이다.이 식당의 주인 추동윤(사회92) 교우를 만나보았다. 산뜻한 외모와 착한 얼굴로 겸손이 그의 컨셉인 듯 자기 자랑을 절제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그저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일 뿐입 니다.”라고 말문을 열었지만, 취재가 길어질수록 음식에 대한 그의 애정과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뭐라 말하지 않아도 배어나온다.돼 지 고 기 를 직 접 가 공 하 는 C K (Central Kitchen)을 통한 엄격한 재료에 대한 기준, 그리고 매번 압력밥 솥에 지은 새 밥을 서빙하는 한 끼 밥에 대한 철학. 영업시간 내내 주방 안에 달구어져 있는 숯 그릴을 이용한 슬로우 푸드 개념으로 만들어 내는 소고기보다 더 맛있는 돼지고기 스테이 크, 그리고 함부로 새 메뉴를 넣기 보다는 늘 있는 메뉴에 내실을 기하느라 고민하는 자세까지 ‘잘되는 맛집은 그만한 이유가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증명해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듯하다.이것저것 성공 비법을 물어봐도 계속 배시시 웃으며 ‘그저 열심히 하다 보니’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오히려 사업 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미술과 스포츠 얘기에 눈이 더 반짝인다. 아마 이런 여유로운 마음으로 만들어 내는 음식이라 더 따뜻한 기분이 드는지도 모르겠다.엔젤링 가득한 생맥주 한 잔을 곁들여 남다른 비쥬얼만으로도 입에서 군침이 ... [2017-12-15](Hit:2)
크림슨 서재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하다 / 대낮에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 대낮인 사람들은 / 별들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어둠인 사람들에게만 / 별들이 보인다 / 지금 어둠인 사람들만 /별들을 낳을 수 있다 / 지금 대낮인 사람들은 어둡다           - 정진규, 〈별〉,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하다》, 문학세계사, 1990.지난 9월말 정진규(국문58) 시인이 별세했다. 정진규 시인은 1988년부터 25년간 월간 《현대시학》의 주간을 맡아 사실상 혼자서 잡지를 만들어 왔다. 열악한 재정 속에서도 시 전문지 《현대 시학》이 30년 가까이 버텨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정진규 시인의 공이다. 그런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최정례(국문 74), 조정권, 최승호, 이덕규 등 걸출한 시인들을 배출했다. 스스로 어둠이 되어 별들을 낳았다. 연말연시의 흥겨운 분위기에 녹아들지 못하고 힘들어하고 있는 고대인들이 있다면 어둠 속에서 별들을 낳은 고인의 삶을 보며 따듯한 위로를 얻기를 바란다. 김선형 기자 [2017-12-15] (Hit:3)

손님도 주인도 함께 행복해지는 곳
대학 1학년 봄, 명동 에서 회전초밥이란걸 먹어본 적이 있다.세상에 이런 음식도 있구나 하는 감탄과 더불어 비싸서 몇 접시 못 먹고 들어온 그날 밤, 자려고 누우니 천장에서 회전 초밥 접시가 빙빙 돌았던 기억이 난다. ‘행 복한 스시’에 가니 그날의 아련한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이렇게 착한 가격에 이렇게 신선하고 푸짐한 스시라 니. 경영학과 김현모(83) 교우가 직접 양질의 수산물을 수입해서 그 신선한 식재료로만 만들어 운영하는 ‘행복한 스시’를 찾았다. 동원 그룹에 10여년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수산물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우리 시장에 좋은 식재료를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노력하던 끝에 수산물 수입 전문업체를 설립하고, 그 회사에서 수입하는 생선으로 식당을 낸 걸 보면, 그의 올곧은 성격만큼이나 한우물 파기의 내공이 느껴진다. 대만산 틸라피아 라는 생선을 수입하면서 한때 왜곡된 보도로 고전했던 수입 수산물 시장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데 일조한 공으로 감사패까지 받은바 있는 김현모 대표의 철학을 물으니 ‘올바른 먹거 리로 행복하게 더불어 살기’ 라는 심플한 답을 내놓는다. 그 때문에 그의 고대 사랑은 유별나 다. 이미 오래 동안 경영대 동기회 대표를 맡아 네트워크를 책임지다시피 하고 있으며, 학번 동기회 수석 부회장 및 고대 이름을 가진 많은 모임들 에 큰 역 할 을하고 있 다 . 그의 이메일 주소에 있는 502020이란 숫자의 의미를 물으니 2020년에 50만명에게 그가 공급하는 식사를 먹일 수 있는 꿈을 상징한 것이라고 한다. 행복한 스시의 초밥은 그래서인지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 우선 어이없게 푸짐하다. 밥을 덮는 두툼하고 신선한 생선 덕분에 스시보다는 생선 요리를 먹는 느낌이다. 점심식사 한끼로 든든 하니 낮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 [2017-11-15](Hit:28)

북핵문제, 이념에서 벗어나 신중해야
한희원(법학79) 교우 동국대 법대학장· 법무대학원장 대한민국은 IQ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지만, 노벨 평화상을 제외하곤 학문 분야 에서는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대한 민국은 생각이 부족하다. 대한민국 국민은 진실이 아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에 열중하고 있다. 법과대 학생들에게 레포트 주제로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언론의 자유’, ‘신체의 자유’는 알았지만 정녕 ‘자유’ 자체에 대해 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이처럼, 어떠한 분야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안보법’과 ‘정부’에 대해서 이념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오늘날의 큰 문제다. 대한민국 국가 안보 환경에 대해 말씀 드리겠다.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는 동서남북으로 국가안 보가 불안전한 나라다. 국가안보법이 지키고자하는 첫 번째가 ‘확정된 영토’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해상수송로는 어떤가. 우리나 라에서 네덜란드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운명 줄 해상수송로는 분쟁지역을 넘 나는 위험한 항로다. 우리나라 선박이 지나가는 해상수송로에는 북쪽에서 일본과 러시아의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쿠릴 열도, 해적이 수시로 출몰하는 말라카해협 등이 있다. 그런데 어떠한 대한민국의 지도자도 이러한 안보 문제에 대해 지적 하고 있지 않다. 대한민국은 준비되지 않은 법치주의 국가고 제대로 된 교육이 없는 국가다. 대한 민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핵에 대해서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북한의 도발은 본질적으로 핵 위협이다. 자주적으로는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할 방안이 없음도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누구도 이 핵의 위기 상황을 현실이 라고 생각하지 않... [2017-11-15](Hit:37)

그 시절, 우리는 모두 청춘이었다
최수지(불문14) 학생기자 가을이 성큼 다가오면서, 학교 주위가 부쩍 왁자지껄해졌다. 오랜만에 석탑 동산을 찾아 온 반가운 손님들 때문이다. 모교 방문 축제가 열리면서, 한 때 안암을 채웠던 그리운 목소리들이 다시 캠퍼스에 모였다. 비록 십 수 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학교와 참살이길의 모습은 변했을지라도, 동기들과 함께했던 대학시절의 추억은 고스란히 남아 덧씌워지는 모양이다. 지금은 잔디로 뒤덮인 중앙광장에서 공을 차던 일이나 이전에는 차가 다니지 않았 다던 참살이길에 가방을 던져놓은 채 부리나케 술집으로 사라졌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교우들의 목소리에는 그 시간 들에 대한 그리움과 고려대학교에서 빛나는 청춘을 보냈음을 자랑스러워하는 뿌듯함이 담겨있었다. 이전에는 학교가 지겹게만 느껴졌었기에 안암 곳곳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선배 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졸업을 앞두고 학교를 떠날 때가 다가올수록 캠퍼스가 다르게 느껴졌다. 수업에 늦어 단풍이 예쁘게 진 다람쥐길을 뛰어갈 일도, 중앙광장 벤치에 앉아 친구들과 맥주 한캔을 기울일 일도 더 이상 없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그리워지는 기분이었다. 문득, 나도 몇 십 년 뒤에는 기억 속 모습과 달라져버린 학교를 찾아 추억을 더듬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근처 술집 앞을 지나다 보면, 문 너머로 지난 회포를 푸는 교우들의 목소리가 들리곤 한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대학 동기들의 모임이란 학벌주의의 온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아, 손가락질을 받기 쉽다. 한 집단 안에서 공부했다는 소속감과 그로 인해 생겨나는 끈끈한 우애가 학벌주의라는 그늘 아래 부끄러운 감정인 양 퇴색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모교방문 축제와 같은 동기 모임을 통해 학우들은 잊고 지내던 친구들을 다시 만나 그 때의 추억들을 꺼내보기도... [2017-11-15](Hit:33)

조선왕가 아기 태 담은 항아리, 15세기 분청사기 세련된 아름다움 보여줘
모교박물관 소장 분청사기인화문 태항아리는 왕실 아기 태를 담은 내항아리(오른쪽)와 이 항아리를 담은 외항아리 (왼쪽)가 한 벌이다. 김상덕(역교84) 모교 박물관 학예부장1960년대 어느 날 고려대학교박물관에 교환실로부터 전화가 왔다. 급한 전화니까 빨리 받으라고. 전 화기가 귀한 시절이라 모든 전화는 대학본부 총무과 교환실을 통해 이루어졌다. 여기 무슨 도자기 같은 게 있으니까 와서 한번 봐달라는 건설 현장 인부의 전화였다.그 현장이 바로 우리 대학 자연계 캠퍼 스, 일명 ‘애기능 캠퍼스’ 경계에 있는 건설 현장이었다. 지금의 신공학관 옆의 서쪽 언덕 위에 위치한 곳이다. 이런 우연한 기회로 고려대학교박물관에 소장하게 된도자기가 국보 제177호로 지정된 왕실의 아기 태를 담아 보관한 항아리 ‘분청사기 인화문태항(粉靑沙器印花文胎缸)’이다.출토지 자연계캠퍼스, 길지임을 입증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태를 태어난 아기의 생명의 근원으로서 함부로 버리지 않고 소중히 다루었다. 특히 왕실의 태는 국운이 달렸다하여 매우 특별히 관리했 다. 일단 왕실에서는 출산이 다가오면 태실도감을 설치해 전국의 명당을 찾아 태를 봉할 장소인 태실지(胎室地)를 정했 다. 일반적인 절차는 출산 직후 태를 즉시 항아리에 담아 산실 안에 미리 점지해 놓은 길한 방향에 안치해둔다. 길일을 택해 태를 깨끗이 씻은 다음 작은 항아리인 내항아리 밑에 동전 한 개를 깔고 그 위에 비단으로 싼 태를 넣어 밀봉 한다. 이를 더 큰 항아리인 외항아리에 흰솜을 채운 뒤 그 속에 밀봉한 내항아리를 넣었다. 이 특별한 항아리가 바로 태항아리인 것이다.15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고려 대학교박물관 소장 태항아리는 발견 당시 내항아리가 짚망태기에 넣어져 외항아리에 담겨져 있었는데 고운 흙이 3분의 2쯤 차 있었다고 한다... [2017-11-15](Hit:33)

<자명고> '일흔 살' 고대신문
금교돈(교육79) 편집위원 조선미디어 씨에디터 대표이사 우리는 고대신문 기자였다.우리는 ‘동인(同人)’이라 부른다. 가족보다, 친구 보다, 연인보다 더 많은 시간을 동고동락하며 지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우(戰友)’라고도 부른다.전사(戰士)처럼 세상과 부딪히며 학창 시절을 함께 보냈기 때문이다.어리바리 신입생 시절, 풍선처럼 떠 있다가 풍선처럼 1년을 날려 보냈다. 그리고 1980년 고대 신문과의 조우. 장학금, 활동비에 군침 흘리며 친구와 입사 시험장에 들어섰다. 친구는 왔던 길로 돌아나가고 나 홀로 직진한 그 길은 외길이었다.37년 동안 헤어 나올 엄두도 내지 못한 ‘운명적 수렁’이었다.고대신문은 학교 안으로 나를 끌고 들어갔다. 하지만, 강의실이 아니라 홍보관 2층 편집실이었다. ‘소주 나발식’으로 시작된 고대신문 기자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1980년 대한민국을 휩쓴 칼바람은 편집국에도 그대로 몰아쳤다. 선배들은 오뉴월 개혓바닥처럼 흐물흐물해진 심신을 ‘기사 퇴짜’와 시국 논쟁, 음주와 ‘빠따’로 벼려 주었다.서울시청에 자리 잡은 계엄사 신문 검열단은 빨간 사인펜으로 ‘불온 기사’를 도려냈다. 신문은 기사가 삭제된 자리를 비워둔 채로 발행됐다. 나름의 거친 항변이었다. 그 신문을 보려고 학생들은 홍보관 수위실 앞에 장사진을 쳤고, 그 비화(秘話)를 들으려고 친구들은 편집실로 찾아왔다.기자 생활에 조금씩 맛을 들여가고 있을 즈음 휴교령이 떨어졌다. 탱크와 군인들이 교문을 가로막 았다. 편집실과 강의실로 가는 길이 막히자 우리는 주점에 진을 쳤다. 비루한 세상을 탓하며 날마다 폭음했다.그로부터 37년, 일흔 살이 된 고대신문과 마주한 다. 고대가 내 마음의 고향이라면, 고대신문은 내 청춘의 고향이다.고희(古稀)의 고대신문은 최고(最古), 최초, 최고(最高)라는 타이... [2017-11-14](Hit:40)

친구의 부엌으로 놀러오세요!
  식탁을 준비하는 엄마의 등 뒤에서 아이 들은 늘 묻곤 한다.“오늘 반찬 뭐예요?”엄마는 늘 식구의 입맛대로 요리를 준비 하시고, 그 밥상을 받은 우리는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초가을 햇살에 선선한 바람이 살랑 거리는 양재천 길 모퉁이에서 그런 식당을 만날 수 있었다.한식 퓨전요리 식당‘부엌98’이다.농생물학과 85학번 박증아 교우가 운영하는 이 식당은 이미 ‘테이스티 로드’에서도 선보인 적이 있는 맛집이 다. 까다로운 미식가들의 품평을 받는 양재천 식당가에서 이미 5년간 자리를 잡았다는 걸로 맛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을까?‘부엌98’은 말 그대로 놀러간 친구집 식탁처럼 친근하지만, 잠깐 시계 소릴 멈추고 커튼을 내린 채 한잔의 낮술에 취하고 싶기도 한 그런 공간이 다. 인공 감미료가 단 1그램도 첨가되지 않은 순수한 맛과 정성어린 재료들로 만들어 낸 눈부터 즐거운 요리들.물잔 하나도 도예가의 손을 빌린 묵직 하고도 고급스런 그릇에 담아내는 주인의 미감.오랫동안 보석상을 경영했다는 박증아 교우의 세련된 감각으로 장식된 심플한 인테리어의 실내에 앉아 함께 한잔 두잔 기울이다 보니 어느새 취재를 온 것이 아니라 소녀같은 미소의 친구를 만나러 온 것 만 같다. 박 교우는 호농회(농구 써클) 동아리 선후배 이외에도 많은 고대 선후배들이 입학 30주년 행사 이후 많이 찾 아 주어 고마 움을 전하고 싶단다. 문득 털털한 성격의 박교우의 손을 잡아본다. 보석을 취급하던 고왔던 손이 이젠 직접 부엌일을 하다 보니 투박하게 마디가 잡히지만 그래서더 자부심이 생긴단다.메뉴는 멍게비빔밥에서부터 치즈 해물도리아, 일본식카레까지 같은 식탁에서 한식과 양식을 한꺼번에 맛볼수 있으며 따라서 술도 와인부터 막걸 리까지 고루 갖추고 있다. 그냥 박 교우 자신이 그야말로 잘 만들 수 있는 음식으로만 허... [2017-10-10](Hit:165)
다음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