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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차원 분광학 권위자, 모교에 1000억원 연구비 유치하다치열한 경쟁 뚫고 IBS 연구단장에 선정된 - 조민행(화학과) 교수

등록일 : 2015-02-13 조회 : 12822

지난해 12월, 모교 화학과 조민행 교수가 기초과학연구원(Institute for Basic Science, 이하 IBS) 외부연구단의 새연구단장으로 선정됐다. IBS는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인프라 육성을 위해 이명박(경영61) 대통령 시절인 2011년에 설립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연구기관으로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정책의 핵심기관이다.

조민행 교수가 새 단장에 선정된 외부연구단은 IBS로부터 연간 최대 10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순조롭게 연구가 진행된다면 모교는 향후 10년간, 합계 1000억 원의 연구비를 국가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다차원 분광학’연구를 개척한 이 분야의 권위자다. 외부연구단 선정을 위해 IBS는 후보들의 연구실적과 리더십을 종합적으로 평가했고, 다른 대학과 치열한 경쟁 끝에 조 교수를 앞세운 모교가 외부연구단을 최종 유치했다.

조민행 교수는 모교에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을 설립해 펨토초(1천조분의 1초) 단위의 다차원 분광학을 활용한 분자구조규명 연구에 도전한다.

분자움직임 포착 위한첨단학문
다차원 분광학이란 학문은 생소하다. 분광학에 대해 조 교수는 화학 또는 생물학적 분자의 구조를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물질의 성질 및 기능을 이해하는 학문이라 설명했다. 분자는 1조분의 1초 시간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이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을 포착하는 초고속 레이저를 사용해야 한다. 레이저 펄스가 반짝하는 시간은 불과 1천조분의 1초, 분자가 반응하는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매 순간마다 연속으로 포착하기 위해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죠. 초고속 레이저를 활용해 적외선이나 가시광선의 레이저 파동이 분자와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신호를 파악하는 겁니다.”

조 교수는 생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의 비밀을 푸는데 레이저를 활용해 접근하고 있다. 분자의 움직임을 관찰해 단백질, 핵살 등 중요한 생물학적 현상들이 왜 일어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그는 대표적 예로 ‘단백질 접힘현상’을 들었다. “단백질은 1차원적으로 배열돼 있던 아미노산들이 접히면서 독특한 구조와 기능을 만들어냅니다. 만약 다차원 분광학을 통해 1차원의 아미노산들이 어떻게 3차원적인 구조를 갖게 되는지, 그리고 그 기능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인간이 그 구조도 만들어 낼 가능성이 생깁니다.”

다차원 분광학은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이론이 처음 학계에 제안된 건 불과 20년 전이고 실제 실험은 1998년에야 이뤄졌다. 신생학문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조 교수의 연구가 주목받는건 그러한 가능성 때문이다.

분광학연구성과로 세계적주목
조 교수가 처음 분광학에 관심을 가진 건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부터다. 그는 귀국한 뒤 본격적으로 분광학 연구에 뛰어들어 국내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석사 때는 유기화학을 공부했지만 박사과정에서는 물리화학으로 전공을 바꿨죠. 그리고 이제는 다차원분광학을 통해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있습니다.”

IBS 연구단장으로 선정되기 전부터 조 교수는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연구한 생체 분자의 구조변화 측정 및 계산법은 지난 2009년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지에 실려 심사위원들로부터 새로운 연구주제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0년에는 경암 학술상을, 그 이듬해에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학술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대한민국학술원상 자연과학기초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러 차례 수상했지만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석탑강의 상’이에요. 학생들이 좋은 강의로 선택해 준거니 고맙고 뿌듯하죠” 연구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조 교수는 학생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2009년과 2013년, 그리고 2014년에 걸쳐 석탑강의상을 수상했다.

“안 해본 연구는 언제나 재밌다”
조 교수가 이끄는 모교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은 작은분자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기 위한 실험 도구들을 개발할 계획이다. 조 교수는 앞으로 2, 3년 뒤 5개 정도의 독자적 연구그룹을 연구단 내에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또한 화학 분야뿐 아니라 물리학,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부단장급을 뽑아 학제 간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가 재밌게 느껴졌기 때문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차원 분광학을 통해 이전엔 알지 못했던 세계를 볼 수 있게 됐고, 볼 수 있게 되자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죠. 사실 연구할 때는 여러가지 생각 안하고 연구 자체가 재밌으니까, 안 해봤으니까 하는거예요.”

이원준 기자

<div align=left>모교 아산이학관 레이저 실험실에서 연구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조민행 교수(왼쪽).
모교 아산이학관 레이저 실험실에서 연구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조민행 교수(왼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