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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밥 한 끼로 허기와 외로움을 달래다인터뷰 - 탑골공원 무료급식 재개한 원각복지회 후원회장 강위동(경연27회) 교우

등록일 : 2015-04-14 조회 : 12759
<div align=left>강위동 교우의 후원으로 무료급식소는 22년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강위동 교우의 후원으로 무료급식소는 22년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한 달에 한번 정도 종로 탑골공원을 찾아가곤 한다. 3·1운동 당시 대한독립만세 운동의 시발점이 된 곳, 학생대표가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던 팔각정, 민족의 패기와 혈기를 발산하던 이 공간이 이제는 오갈 곳 없는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버렸다. 공원 뒤편에 있는 무료급식소에 배식 봉사를 하러 발걸음을 옮긴다. 공원 담벼락을 끼고 서있는 쓸쓸한 노인들의 긴 줄을 지나 무료급식소로 들어서 배식을 준비하는데, 귀를 의심하게 되는 소리가 들려온다. 22년 간 자리를 지켜왔던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는다고 한다. 급식소가 사라진 자리에는 카페가 들어온단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원각 복지회에서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강위동(경연27회)교우의 이야기다. 무료 급식을 도맡아 운영해오던 보리스님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급식소로 운영되던 장소도 새 세입자에게 넘어갈 위기에 닥쳤다. 하지만 강 교우가 원각사 건물에 대한 계약을 새로 체결하면서 무료급식이 재개됐다.

“무료 급식소 운영을 하려고 건물 계약을 새로 하려니까 위약금도 물어내라 그러고 심지어 건물주는 세를 올리려고 하더라고요. 아마 고대출신이면 안 그랬을텐데(웃음)” 강 교우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은 한 달에 약 1500만원, 하루에 약 150명~200명의 노인들이 이곳에서 한 끼 식사를 해결한다. 재정적인 후원은 강 교우가 그대로 이어나가더라도 배식을 하는 봉사단체들은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한 달에 30~40개의 봉사단체들이 돌아가면서 하루씩 배식을 맡아주어야 해요. 교우회에서도 봉사활동 하러 와도 참 괜찮을 것 같아요.”

원각사 무료급식소의 운영을 위해 강 교우는 심곡암의 주지스님인 원경스님에게 찾아갔다. 10년 동안의 인연이 있는 원경스님이 흔쾌히 실무를 맡아주기로 하면서 무료급식소는 부활의 첫걸음을 걸을 수 있었다. 이제 시작단계일 뿐이라고 강조하는 강 교우는 사실 언론의 관심이 약간 민망하기도 하다. “10년, 20년 꾸준히 한 것도 아니고 저는 후원회장을 맡고 있을 뿐인데 자꾸 인터뷰 제의가 들어와서 민망하기도 해요. 이게 꾸준히 이어져 나갈 수 있어야 할 텐데….”

올해 나이 72세, 꾸준히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강 교우는 산악인이기도 하다.

“산행은 남을 앞질러가는 것보다는, 남과 함께 올라갔을 때 더 의미가 있기 마련이에요.” 평소 본인이 즐기는 산행에 비유해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심정을 밝힌 강 교우는 꾸준한 봉사활동의 중요성 역시 강조했다. 그는 “한 번에 장학금을 쾌척하거나 하는 것들도 바람직한 활동이지만 지속적으로 어딘가에 노력을 쏟는다는 것도 참 의미가 있는 일이다”고 했다.

단지 한 끼 식사에 그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외로움도 함께 달래는 곳. 원각사 무료급식소는 강 교우와 원경스님으로 인해 22년의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강 교우의 바람대로 무료급식소가 앞으로도 10년, 20년이 지나더라도 갈 곳 없는 노인들의 안식처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정우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