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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탑강좌 ] 네이버 열린연단 ‘삶의 지혜’ 첫 강연대나무에 바람소리 머물지 않듯…

등록일 : 2019-03-12 조회 : 472

김우창
모교 명예교수


우리는 정보가 많은 세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많은 지식이 정보로 바뀌어 지식 또한 이용을 위한 것처럼 되었습니다. 또한 요즘에는 어떻게 하면 내가 얻는 정보를 갖고 내가 더 재밌게 살 것인가, 이익을 최대한으로 확보하면서 살 것인가를 주안으로 하는 저술과 사람들이 많습니다.

데일 카네기의 저술을 보면 ‘다른 사람의 말을 존중하고 틀렸다고 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처세훈이지만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어떤 철학자 관점에서는 덕행은 그 자체를 위해서 해야지, 그런 덕행으로서 어떤 이익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은 덕행의 본질적 의미를 훼손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서양 사람들은 예로부터 ‘무엇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인가’, ‘무엇이 진리인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해왔습니다. 반대로 동양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해왔죠. 일견 동양의 이런 사상이 윤리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이런 질문은 ‘무엇을 해야 내게 이익이 되는가’와 같은 끊임없는 이익 추구와 연결되기도 합니다.《명심보감》을 보면 ‘선을 행하는 자는 하늘이 복으로 보상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화로 답한다’는 공자의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복을 받는 것과 화를 입는 것,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가 핵심이라고 볼 수 있겠죠. 선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동양사상에는 윤리적인 것을 추구하면서 현세적 보상을 장담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명심보감》과 달리 《채근담》에는 현세적인 것을 중시하면서 선 자체를 중시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대나무에 바람이 불더라도, 바람이 지난 후 에는 바람 소리 대나무에 머물지 않는다’는 구절이 대표적입니다. 세계의 존재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는 것이죠. 《채근담》은 이런 구절들을 통해 일시적인 현상에 주의하지 말라, 항상 계산만 하고 있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처세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근본적 문제를 인식하고 참으로 사람이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한다면 좋겠습니다. 

 

정리 신유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