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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교수가 본 고려대학교모교의 세계화, 그리고 앞으로의 길

등록일 : 2014-06-16 조회 : 14064
<div align=left>가나즈 히데미(金津日出美) 일어일문학과 교수
가나즈 히데미(金津日出美) 일어일문학과 교수

처음 고려대에 부임한 것은 2008년 3월로, 녹음 짙은 공원과 같이 아름다운 캠퍼스에 감동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7년간의 고려대 생활을 되돌아보면, 새로운 건물들이 연이어 완공된 것만이 아니라 캠퍼스를 왕래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꽤 변한것 같다.

최근‘세계화의 도래, 그 후의 본격적인 전개’라는 말을 곳곳에서 들을 수 있는데, 역시 캠퍼스 안을 둘러보아도 그렇다. 여기저기서 영어를 비롯한 각종 언어들을 들을 수 있으며, 대학도 그 파도의 한 가운데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이 학생시절을 보낸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의 일본은‘버블시대’라고 불리는 광란적 호경기 시대로, 그 후의‘잃어버린 20년’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시대였다. 현재일본은‘내향지향(內向志向)시대’로 학생들이 좀처럼 해외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장기간의 불황으로 침체시기인 현재의 일본은 점진적이긴 하지만 세계화에 대한 대응이 촉진되고 있으며, 대학에서도 영어강의, 해외 인턴십, 유학 장려등의 세계화 인재육성과 보다 효율적인 대학운영을 가능하도록 하는 구조개혁 등 다양한 대책이 모색되고 있다.

영어강의, 해외인턴십 장려 고대는 세계인재양성에 앞장서
이러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대부분의 한국 대학, 특히 고려대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이미 실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차이는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빨리빨리”라는 성급한 국민성에 의한 것이라고. 물론 1997년 IMF위기가 직접적인 계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역사적으로 본다면 「국가의 소멸」(외부에서의 강제적인 힘에 의한)이라는 근대이후의 역사에, 그리고 중국과 일본 사이라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에 기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개인이 얼마나 강인하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라는 과제가 광범위하게 본인 스스로의 과제로 주체적으로 인식되고 있는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취직을 위한 스펙쌓기 보다는 유연한 사고와 타자와 약자에 대한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다른한편으로는 이러한 전체로써의 흐름이 여기서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에게‘지금 한걸음 멈추어 서서 생각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을 것으로도 생각된다. 그 한 예가「스펙 쌓기」이다. 취직을 위해 어학능력의 향상과 자격취득, 유학경험, GPA 점수 향상 등을 「스펙」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당황스러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컴퓨터 등의 기계성능에 대해 사용되는「스펙」이라는 용어가 인간을 측정하는 것에 대해서, 또 그것을 학생들 스스로가 위화감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다. 본인이 연구하고 있는 인문학이라는 학문영역은 간단하게 말하면‘인간존재란 무엇인가, 어떻게 보다 풍요로운 사회를 구축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심도 있게 생각하는 학문이다. 분명 그것은 현재와 같이 성과를 바로 바로 요구하는 사회에서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멈추어 서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면서‘유연하게’살아갈수있는 힘도 필요한 것이다. 특히 사회를 주도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타자와 약자에 대한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예전의 고려대 학생들의 기질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현재의 학생들. 그러나 타 대학 학생들과 비교해보면 사람들과의 강한 유대감, 상대에 대한 배려등 아직까지 이러한 기질의 친구들도 많은 것 같다. 좋은 전통은 이어가면서 그리고 사회에 대한 비판정신과 사회를 복합적으로 볼 수 있는 통찰력을 배양해 가는 고려대학교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