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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우맛집기행 [32] - 함정희 교우의 ‘함씨네 밥상’우리콩 전도사의 특별한 한끼, ‘함씨네 밥상’

등록일 : 2019-08-12 조회 : 112

함정희(경영정보·석41회)교우는 콩에 미쳐있다. 그녀를 한마디로 표현하려면 이보다 더 정확한 말은 없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콩 없이는 밥도 안 먹었던 그녀가 두부 공장을 운영하던 남편을 만나 결혼하기까지 그녀의 인생을 관통하는 스토리는 오로지 ‘콩’, 그것도 ‘우리 콩’이다. 2001년 안학수 농학박사의 GMO강의를 듣고 유전자 변형 음식과 그 결과로 빚어질 미래의 공포를 알게 된 그녀는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게 된다. 수입 콩으로 만든 두부를 팔아 꽤 잘 나가던 남편 회사에 반기를 든 그녀는 인생의 목표를 토종 콩살리기와 유전자 조작 식품과의 싸움으로 정했다. 
우리 음식, 우리 땅에서 나온 소중한 농산물을 상품화해서 전파하고 건강식품을 보급하는 일이 지금 그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하는 일이다. ‘함씨네 밥상’은 그녀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소박한 식당이다. 장독대에서 방금 퍼온 된장과 고추장, 그리고 결정체 모양의 보기 힘든 씨간장 등을 그녀의 식당에 가면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잘 말린 멸치와 오이지를 꽉 짜서 무쳐놓은 반찬과 나물이며 청국장은 예전에 할머니 댁에나 가야 맛볼 수 있던 바로 그 맛이다. 미숫가루, 팥죽은 카페에서 한잔에 7000원씩 주고 사먹는 오곡라테나 단팥 죽 따위와는 차원이 다르다. 원료가 좋고 정성스런 손길을 거쳐 오래 기다리며 만든 음식이라면 이런 맛이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갓 지은 꽁보리밥에 청국장을 얹어 비볐다. 그걸 호박잎으로 싸고 고추를 장에 콕 찍어 함께 먹는 깔끔한 밥상. 함씨네 밥상은 점심에만 오픈을 한다. 음식 하나하나에 손이 너무 많이 가서 저녁까지 장사를 하려면 다른 일이 불가능하단다. 실제로 함정희 교우는 식당이 본업이 아니라 보건행정학박사 학위를 가진 학자이다. 어디든 찾아다니며 우리 콩과 우리 음식에 대한 강연을 한다. 식당 안에 세미나실까지 갖추고 손님들에게 건강한 삶을 위한 우리 농산물 살리기를 전도한다. 40대 중반에 얻은 아들이 지금 스무 살이 되었고, 그 아이를 키우는 정성처럼 우리 농작물을 보물처럼 키워내는 그녀.
그녀의 딸 박나은(경영00) 교우도 엄마의 큰 뜻 을 돕는 가장 큰 조력자이자 함씨네 밥상의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모녀가 고대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대 앞에 붙은 ‘민족’ 이란 말 때문이란다. 적어도 민족을 표방하는 학교라면 우리 음식 살리기에 대한 이해도 그만큼 크리라 믿는다.
식사 후, 그녀가 개발한 콩물 한잔을 숭늉처럼 마신다. 걸쭉하고 고소한 맛이 이거야말로 제대로 된 콩물이다. 콩의 꽃말은 ‘꼭 오고야 말 행복’이란다. 전주 한옥마을의 장독에서 토종콩으로 만든 그녀의 연구가 2019년 노벨 생리의학상 한국 후보로 추천을 받았다고 한다. 그녀의 식당이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되는 소망과 더불어 꼭 오고야 말 행복이 그녀의 품 안에 가득해지는 그날을 진심으로 기다려본다.
김미경(독문83) 편집위원·방송작가

함씨네 밥상 063-212-2112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천동로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