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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이 된 복싱선수, 그의 라운드가 다시 시작된다프로복서 법조인 이형석(체교11) 교우

등록일 : 2019-06-11 조회 : 1004

사각의 링 위에 이형석 선수가 서 있다. 치열했던 공방전 그리고 쉬는 시간을 지나, 다시 라운드가 시작되려 한다. 중학교부터 늘 한 몸이었던 복싱 글로브는 내려 놓았지만 그의 경기는 아직 진행 중이다. 이제 그는 법조인으로의 새로운 라운드를 마주하고 있다.

복싱이 너무 하고 싶습니다
“중학교 시절에 의지도 없었고, 뭘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이 무료한 삶을 살고 있었어요. 그때 만난게 복싱입니다.”
이형석(체교11) 교우가 복싱에 빠져들게 된 건,《더 파이팅》이라는 만화책의 영향이 컸다.
무기력했던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지난해 생활체육대회 -80㎏급에서 우승한 이형석 교우. 마침내 챔피언이 되어가는 만화 속 주인공을 바라보면서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 몰래 복싱 체육관을 다니기 시작했지만 결국 부모의 반대에 부딪혔다.
“어느날 체육관에서 나오다가 어머니에게 들키고 말았어요. 크게 혼나기도 했고, 가고 싶었던 체육고 대신 일반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죠.”
한 체육고등학교에서 입학하겠냐는 연락도 받았던 이 교우에게 체육고에서 마음껏 복싱을 할 수 있을거라는 꿈을 접어야 했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거기서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일반고에 진학 후에도 복싱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 교우는 고등학교 진학후 프로로 전향하게 된다.

프로 전적 2패, 링 위에서 못다 이룬 꿈
“프로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대부분의 경기가 하루 안에 끝나고, 수도권에서 주로 열리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마추어 선수로 활동하면 경기가 약 일주일 넘게 진행되는 경우도 많고, 그러다 보니 가족의 도움 없이는 힘들다. 그래서 이 교우는 고등학교 진학 후 4월에 프로 라이센스를 취득, 프로 복싱 선수로서의 첫발을 내딛게 된다.
“기뻤죠. 부모님께는 비밀이었지만 이제 본격적이라고 생각도 들었습니다. 프로 데뷔전도 생각보다 빨리 잡혔죠.”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다. 첫 데뷔전에서 패배를 기록했다. 이후 체육관에서는 준비가 아직 부족한 것으로 판단했던 것인지, 꽤 오랜 시간 시합을 잡아주지 않았다.
그럴수록 방황의 시간은 길어져 1년의 공백기를 갖게 됐다.
“방황했죠. 아무런 의욕도 없었고요. 그러다가 신인왕전이 열린다는 걸 알고, 신청하게 됐습 니다. 준비기간도 짧았고, 실력이 없었는지 첫 경기에서 탈락하게 됐지만요.”
프로 전적 2패. 뼈아픈 기록이 었다. 자신의 한계를 몸소 깨달은 이 교우는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고등학교 3학년 그리고 재수 생활 1년동안 이 교우는 ‘운동은 대학에 가서도 할 수 있다. 지금은 그동안 미뤘던 공부를 할 때다.’라고 스스로를 다잡으며 독서실에서 자신과의 라운드를 펼쳤다. 그렇게 이형석 교우는 모교 체육교육과 11학번으로 입학하게 된다.

로스쿨 진학과 변호사시험 합격
이형석 교우는 스스로를 내성적이라고 말했지만 그런 모습 속에도 복싱선수로서 길러왔던 열정이 녹아 들어있었다. 주어진 것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것, 그것이 파이터로서의 이 교우이다.
“교육 봉사와 교생실습을 하면서,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전교조 문제와 관련해서 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기도 했고요. 아마 그때부터 법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복싱 경기에 도전하고 대입을 위해 재수생활을 하면서 견뎌왔던 시간 속에서, 이 교우의 몸에는 의지를 갖고 노력하는 자세가 자리 잡았다. 그것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 바로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줬다.
그리고 이 교우는 대학 졸업과 함께 인하대학교 로스쿨에 입학하게 됐다.
“로스쿨 첫 학기에 제 성적은 꼴지나 다름없었어요. 지금까지 해왔던 방법으로는 부족했던 거죠.”
이 교우는 주위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1년 간의 휴학을 결정했다. 휴학하는 동안 기본서를 꼼꼼히 읽어나가며, 무조건 암기하기 보다는 법에 대한 이해를 키워나갔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로스쿨에서 그는 성적을 확실히 높여나갔다. 그리고 졸업학기에 본 첫 변호사시험에서 합격하게 됐다.

앞으로 3년간은 군법무관 복무
“복싱을 했을 때, 그만큼 노력했다는 경험이 컸던 것 같아요. 그만큼 노력했는데 못참거나 포기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현재 이형석 교우는 단기법무관(병역대체 법무관) 신분으로 훈련소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3년의 군법무관을 마치고 나면, 변호사로서의 본격적인 길을 걸어나갈 예정이다.
“어디에나 취약층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을 돕는 정의로운 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정당한 권리를 찾도록 도와주겠습니다. 그리고….”
이형석 교우는 농담 아닌 진심으로 마지막 한마디를 덧붙였다.
“프로복서로서의 1승도 꼭 따내고 싶습니다.” 
김영완 기자

첨부이미지
지난해 생활체육대회 -80㎏급에서 우승한 이형석 교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