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원기 고대구로병원 뇌혈관센터장 뇌동맥류는 혈관 벽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파열 시 사망률이 30%에 달할 만큼 치명적이다. 가족력이나 고혈압이 있다면 발병 위험이 4배까지 높아지며,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 발생 시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최근에는 손목 혈관을 이용한 코일색전술 등 회복이 빠른 첨단 치료가 가능하므로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혈관 벽이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의 위험성
최근 널리 알려졌지만 여전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뇌혈관 질환이 있다. 바로 ‘뇌동맥류’다.
뇌동맥류는 평소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파열되는 순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의 일부가 약해지면서 꽈리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전체의 약 80~90%는 혈관이 갈라지는 분지부에서 발생하는데, 이곳은 혈류가 나뉘며 혈관 벽에 압력이 집중돼 구조적으로 약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뇌동맥류가 발견됐다고 해서 언제나 즉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혈관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파열되면 지주막하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파열 시 환자의 약 30%가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동맥류의 크기는 2㎜부터 0㎜ 이상까지 다양하며 주로 40~70대에서 빈번하게 발견된다.
원인과 위험 요인: 가족력과 생활 습관의 영향
정확한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고혈압, 흡연, 유전적 요인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가족 중에 뇌동맥류 환자가 있는 경우 일반인보다 발병 위험이 약 4배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혈관 벽의 구조적 취약성이나 만성적인 혈류 압력, 혈관 내 염증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일부는 모야모야병이나 뇌동정맥기형과 같은 다른 뇌혈관 질환과 동반되기도 한다.
무증상의 공포와 파열 시 나타나는 경고 신호
대부분의 뇌동맥류는 파열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크기가 커져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 시야 이상, 시력 저하, 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파열되면 상황은 급격히 달라진다. 환자들은 흔히 ‘경험해 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오심과 구토, 목의 뻣뻣함이 동반된다. 심한 경우 의식 저하나 마비, 발작이 나타나는데, 이런 증상이 발생했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클립결찰술부터 첨단 시술까지, 진화하는 치료법
치료는 크게 두 가지다. 머리를 열고 부풀어 오른 혈관을 금속 클립으로 집어 혈류를 차단하는 ‘클립결찰술’과, 혈관을 통해 미세 코일을 삽입해 내부를 채우는 ‘코일색전술’이다. 클립결찰술은 재발률이 낮지만 개두술의 부담이 있고, 코일색전술은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인 재발 가능성을 관찰해야 한다.
최근에는 기존 치료의 단점을 보완한 최신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과거에는 허벅지 대퇴동맥을 주로 이용했으나, 최근에는 손목의 요골동맥을 통한 접근이 늘고 있다. 이는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위험이 낮다. 또한 미니개두술, 혈류변환 스텐트, 분지형 동맥류용 금속망 장치인 WEB 등 첨단 기법을 통해 과거 치료가 어려웠던 고난도 병변도 안전하게 치료하고 있다.
철저한 사후 관리와 정기 검진이 최선의 예방법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는 필수다. 특히 시술 환자는 혈전 예방을 위해 항혈소판제를 복용하며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 흡연은 동맥류의 성장과 재발 위험을 높이므로 절대 금연해야 하며, 고혈압 환자는 철저한 혈압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뇌동맥류는 발생 자체를 완벽히 막을 수는 없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파열을 막아 치명적인 뇌출혈을 예방할 수 있다.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 등 위험 요인이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건강검진을 통해 뇌혈관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